25. 03. 27 북클럽 - Content Marketing Tips from Experts at First Round Capital and Andreessen Horowitz #1
https://www.youtube.com/watch?v=xBq4FN7dTZY
오늘은 퍼스트 라운드의 카밀 리켓츠와 a16z의 소날 촉시가 함께해 줬어. 그리고 트위터에서 콘텐츠, 콘텐츠 마케팅, 에디토리얼에 대한 질문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왔거든.
그래서 그냥 바로 들어갈게. 좋아? 오케이, 좋아.
먼저, Y Combinator의 파트너인 아도라 정이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첫 번째는 이거야. “콘텐츠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나요?”
소날, 이거 너한테 먼저 물어볼게.
오 마이 갓, 나 진짜 여러분한테 회피성 답변 하나 할게.
왜냐면 솔직히 말해서 콘텐츠 측정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고, 나도 수년간 도구나 방법을 찾아다녔는데 마땅한 게 없었어.
물론 미디어 쪽에서는 페이지뷰나 체류 시간 같은 명확한 지표들이 있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그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진짜 하고자 하는 게 뭔가?'를 아주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해. 되게 뻔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정작 사람들은 스스로한테 그 질문을 잘 안 하더라고.
"우리가 지금 뭘 측정하려는 거지? 왜 이걸 측정하는 거지? 이게 우리 전략이랑 목표에 어떻게 연결되지?" 이런 걸 먼저 생각해야 돼.
그리고 또 하나, 뭘 측정하느냐는 결국 "내가 실제로 바꾸고 싶은 게 뭔가"랑도 직결돼. 아무것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 굳이 측정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
그래서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체류 시간이나 몰입도, 그리고 실제 활용된 정도지, 페이지뷰보다는 훨씬 더 말이야.
물론 많은 사람들이 뭔가 읽고 있다는 그 자체가 짜릿하긴 해. 뭔가 버즈가 생긴 느낌도 들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체류 시간이 어느 정도면 좋은 건가요? 콘텐츠 길이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나요?
음, 숫자 하나로 정리되는 건 절대 아니야. 왜냐면 사실 난 글 길이에 대해 사람들이 종교처럼 굴 때 진짜 싫거든.
예를 들어 "짧은 글이 무조건 좋다", "긴 글은 나쁘다", "사람들은 길면 안 읽는다" 이런 얘기들 있잖아? 난 그런 모든 규칙이 너무 싫어.
혹시 너네 팀은 워드카운트 기준 같은 거 있어?
아니, 우리 그런 거 없어. 되게 길게 쓰는 편이고, 그래서 "왜 이렇게 길게 써요?"라는 피드백도 많이 받아.
근데 그건 결국 너가 어떤 콘텐츠를 전달하고 싶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맞아, 그게 내가 길이에 대한 종교 논쟁을 싫어하는 이유야. 결국 핵심은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진짜 필요한 길이가 얼마인가?"거든.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정보 밀도'야. 무슨 말이냐면, 꼭 평방미터당 인사이트 몇 개 이런 건 아니지만, 정말 알찬 정보가 꽉 차 있는지를 보는 거지.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늘어지지 않고.
그래서 측정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면, 어떤 숫자를 딱 집어 얘기하긴 힘들어. 왜냐면 길이에 따라 다르거든. 4,000단어짜리 글이면 대충 10분은 걸리잖아?
근데 결국엔 감이 와. 이건 좀 회피성 답변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진짜야. “아, 이 글은 사람들이 진짜로 몰입해서 읽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있어. 휙휙 넘기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진득하게 보는 글들 말이야.
너희는 어떤 툴 써?
나 아직도 Chartbeat 써. 물론 우리는 미디어 회사처럼 트래픽이 많은 건 아니라서 그 정도 기능까지 필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어디서 이탈하는지 알 수 있잖아? 그 데이터를 보면서 글쓰기나 편집할 때 진짜 많이 배웠어.
진짜 그걸 보면서 독자가 어디서 이탈하는지 파악하고, 특히 글의 첫 3분의 1은 무조건 사람을 잡아둬야 한다고 느끼게 되지. 거기서 못 붙잡으면 그냥 나가버려.
혹시 그런 거 할 때 인용구나 이미지 같은 걸로 리듬감 주기도 해?
응, 우리 그런 거 잘 쓰는 편이야. 너희 콘텐츠 정말 예쁘게 디자인돼 있어서, 그 시각적인 느낌이 진짜 좋아. 난 진심으로 너희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우리 사이트 리디자인할 때 정말 ‘가독성’에 집중했거든. 우리 글이 길잖아?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독자가 끝까지 읽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
우리가 특히 효과를 많이 본 건 서브헤딩이랑 인용구야.
서브헤딩은 독자들이 글을 구간 구간 나눠서 스킵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포인트만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 인용구는 우리가 인터뷰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계속 느끼게 해주는 장치야. 그게 이 콘텐츠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 독자가 “아, 이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느낌”을 받아야 하니까.
그리고 가능하면 콘텐츠를 불릿이나 번호 매기기로 나눠서 보여주려고 해. 그러면 사람들이 “아, 이 파트는 3가지 포인트가 있구나” 이런 식으로 예측하고 읽게 되거든. 그런 심리적 계산을 도와주는 거지.
그런 디테일에 신경 쓰는 게 진짜 중요하다는 데 완전 동의해. 우리는 인용구는 많이 안 쓰는 편인데, 그건 콘텐츠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 것 같아.
너희는 인터뷰 중심이고, 우리는 보통 글쓴이 목소리로 1인칭 중심이니까. 하지만 서브헤딩이랑 스캐닝 구조는 우리도 똑같이 해. 난 특히 서브헤딩을 스토리텔링에 활용하는 걸 좋아해.
그러니까 서브헤딩만 읽어도 대충 이 글이 무슨 얘기인지 흐름이 잡히게 하는 거지. 근데 핵심은, 너무 많이 말해버리면 안 된다는 거야. “서브헤딩만 읽고 말지 뭐”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안 되니까, 적절히만 보여줘야 해. 약간 밸런싱이 필요해.
완전 동의! 그게 진짜 디자인적인 감각이 필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
우린 약간 영어 수업에서 배우는 ‘글쓰기 규칙’을 다 깨는 느낌으로 작업해. 문단은 한두 문장으로 끝나기도 하고, 문단 길이도 짧게 짧게 나눠.
완전 동의해. 사실 영어 101에서 배우는 거랑 달라. 특히 저널리즘에서 말하는 ‘역피라미드 구조’ 있잖아? 난 그걸 완전히 따르진 않아.
물론 전문가나 교수님 같은 분들 글을 편집할 땐 도입부가 너무 길어지거든. 그래서 난 '넛 그래프(nut graph)'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 그 글의 핵심을 딱 요약해서 보여주는 단락 말이야.
사람들이 이 단어 처음 들으면 “넛 그래프가 뭐야?” 하더라고. 스펠링도 이상하고. 근데 이건 진짜 중요해. 독자를 바로 중심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단락이 필요하니까.
특히 논쟁적인 글일수록 ‘논점이 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넛 그래프가 필요해. 자극적인 헤드라인만으로는 부족해. 난 보통 세 번째 문단쯤에 넛 그래프가 들어가게 해. 꼭 정해진 건 아니지만, 저널리즘 룰 중에 이건 괜찮은 것 같아.
근데 고전적인 역피라미드 구조는 별로 안 좋아해. 오히려 비선형적인 내러티브를 좋아하거든. 완벽한 5단 구성 말고, 좀 뒤섞인 구조로 써보는 것도 재미있어.
맞아,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는 입장에서 보면, 뭐가 효과 있고 뭐가 없는지를 추적할 수 있긴 한데, 사실 진짜 딱 찝어 말하긴 어려워.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이건 엄청 어려운 일이야. 데이터 포인트가 진짜 많이 필요하거든. 어떤 콘텐츠 하나에서 사람들이 엄청 반응을 했다고 해서, 그게 앞으로도 계속 통할 거란 보장은 없잖아. 결국 샘플 수가 하나인 거지. 그 콘텐츠는 효과 있었을 수 있지만, 비슷한 포맷의 다른 콘텐츠들이 다 잘 될 거란 보장은 없어.
우리도 그런 경험이 있어. 어떤 콘텐츠 하나가 잘 되면 "오 이런 스타일이 먹히는구나!" 하고 더 만들어보자고 하거든. 예를 들어 설명 콘텐츠가 잘 되면 “오케이, 그럼 이제 설명 콘텐츠를 더 만들자!” 이런 식으로 가는 거지.
근데 사실 중요한 건, 그냥 설명 콘텐츠여서 잘 된 게 아니라는 거야. 거기엔 논점이 담겨 있었거든. 그냥 “AI가 이런 거예요” 하고 기술만 풀어쓴 게 아니었고, “왜 지금이 AI의 봄인가”라는 주장을 담았던 거야. 과거엔 AI의 겨울도 많았었잖아.
그런 맥락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반응한 거지. 단순히 “이건 설명글이다”만으론 안 되는 거야.
그리고 그때의 주제, 글을 쓴 사람, 시점, 모든 게 맞아떨어졌을 수도 있어. 그래서 뭔가 확실하게 결론 내리긴 어려워. 한 가지 포맷을 여러 버전으로 정말 많이 실험해보기 전까진, 뭐가 진짜 통하는지 모르지.
이제 너의 측정 방식이 궁금하다!
하하, 기다렸지? 나는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에 동의해. 사실 나도 콘텐츠 하나 만들 때마다 “이건 대박 날 거야!”라고 생각할 때가 있거든.
근데 막상 내놓고 보면... “음? 그냥 그런가?” 싶은 반응이 나와.
그럼 넌 어떻게 알 수 있어? 뭐가 효과 있는지 어떻게 알아?
우리도 똑같은 고민이 있어. 내 이론은 이거야—계속 하다 보면 생기는 에디토리얼 본능이 생겨. 일종의 패턴 인식이지. 사람들이 말하는 ‘1만 시간 법칙’ 같은 거. 진짜 많이 해보면, 어느 순간 감이 생겨.
이게 꼭 데이터 포인트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냥 몸에 익는 거야.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직관이 생기거든. 어떤 표현을 써야 사람들이 더 클릭할지, 이메일 제목을 어떻게 써야 반응이 좋을지, 그냥 “이건 잘 될 것 같아” 하는 감이 생기는 거지.
맞아, 나도 그거 완전 공감해. 그래서 직접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본 사람이 더 잘하는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전략이니 뭐니 하면서 말싸움만 하다가 실제로는 아무것도 테스트 안 해보고 끝나거든. 실전에서 뭐가 통하는지 몸으로 익혀야 해.
그리고 지금은 인터넷에 콘텐츠가 넘쳐나잖아. 굳이 처음부터 모든 걸 새로 만들 필요도 없어. 난 그걸 깨닫는 데도 꽤 걸렸어. “뉴욕타임즈는 헤드라인 잘 뽑잖아. 그거 참고하면 되잖아.”
맞아. 근데 측정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면, 나는 소셜 공유를 되게 중요하게 봐. 우리도 페이지뷰나 체류 시간은 기본적으로 보지만, 사람들이 그걸 공유했는지가 진짜 중요하거든.
우리는 실제로 각 콘텐츠마다 공유 횟수를 표기해놨어. 독자들이 이걸 보면서 “아 이 콘텐츠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인정받았구나” 하는 일종의 소셜 프루프가 생기잖아?
그리고 이건 우리한테도 피드백 역할을 해. “사람들이 이걸 너무 유용하다고 느껴서, 자기 커뮤니티에 굳이 공유했구나” 이게 바로 우리가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기도 해.
슬랙에 설정도 해놨어. 팔로워가 만 명 넘는 사람이 우리 콘텐츠를 트윗하면, 우리한테 알림이 오도록. 그래서 어떤 인플루언서들이 우리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는지도 계속 추적할 수 있어.
와, 진짜 그 방식 너무 좋다. 그리고 소셜이 왜 중요한지도 딱 정확히 짚었네. 보통 소셜미디어 공유하면 그냥 ‘마케팅’ 쪽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게 진짜 중요한 건 ‘콘텐츠 기반의 대화’를 만들어내는 거잖아?
맞아. 내가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편집하거나 전략을 짤 때, 진짜 중요한 건 그걸로 어떤 대화가 생기냐는 거야. 독자들이 어디서 의견이 갈리고, 오해가 생기고, 또 토론이 일어나는지 그런 흐름이 중요하지.
그리고 네가 말한 인플루언서 포인트도 너무 좋아. “팔로워 수가 1만 명 넘는 사람”도 좋지만, 난 ‘팔로잉 대비 팔로워 비율’도 봐.
왜냐면 어떤 인플루언서들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든. 자주 트윗하지 않아도, 그 한 트윗이 진짜 파급력이 크단 말이야.
그 사람이 트윗하면, 그걸 보는 팔로워들이 또 1만, 10만 명이 넘고... 이게 연쇄적으로 퍼지거든. 그 전파력 차이를 난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
그리고 너희 슬랙 알림 설정 진짜 좋은 것 같아. 우리도 슬랙에 다 덤프하긴 해. 근데 문제는 트롤이나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막 태그할 때가 있어서... 쓸데없이 회사 이름만 언급되고, 아무 의미 없는 경우도 많아.
그런 건 필터링이 안 되니까 좀 피곤하긴 하지. 그래도 그 흐름을 쫓아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근데 그런 인플루언서들이랑 실제로는 어떻게 연결돼? 그 사람들을 팟캐스트에 초대하는 방식이야? 아니면 그냥 리트윗하고 그런 식으로 다가가?
좋은 질문이야. 일단 우리 같은 경우엔, 이건 솔직히 우리 회사 전체적인 구조 덕분이기도 해. 콘텐츠 팀은 마케팅 그룹 안에 속해 있고, 그 마케팅 그룹을 마고 반 워커스가 이끌고 있어. 그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키워내는 데 큰 역할을 했거든.
그래서 이걸 인정해야 해. a16z라는 브랜드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콘텐츠 전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거야.
예전에는 개별 블로그나, 벤이 운영하던 개인 블로그 같은 게 있긴 했지만, 전체적인 콘텐츠 전략은 없었거든. 내가 들어온 뒤에 좀 더 구조화하고, 전략을 바꿨지.
그러니까 인플루언서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야. 우리 펌 자체가 네트워크 중심이야. 진짜 말 그대로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모델을 갖고 있어. 이 네트워크에는 미디어, 포춘 500, 글로벌 2000 기업의 오퍼레이션 헤드 같은 사람들이 다 포함돼 있어. 이런 관계를 각각 따로 관리하는 팀도 있고.
그래서 너무 디테일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전반적인 맥락에서 우리가 인플루언서들과 연결되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좀 일반적인 스타트업들이 겪는 상황이랑은 다를 수도 있어.
맞아. 트위터에서 올라온 질문들 보면 거의 다 초기 창업자들이 보낸 것 같거든. 그 사람들은 진짜 '효율적인 한 방'을 원하는 거지. "인플루언서 몇 명만 알면 되나요? 누굴 타깃해야 하죠?" 이런 실용적인 질문들이 많아.
응, 맞아. 내 생각엔 일단 부끄러워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야 해. 어떤 사람이 우리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면, 그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돼.
누가 우리를 언급했거나 트윗했는데, 우리 커뮤니티 안에 없는 사람이면 바로 DM 보내거나 연락해서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이런 식으로 가볍게 대화를 시작해.
그리고 퍼스트 라운드엔 그런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어. 예를 들어 이벤트나 멘토십 같은 것들. 그래서 우리가 콘텐츠에 공들이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훌륭한 사람들을 그런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해.
완전 공감. 그 기회들을 그냥 스치듯 지나치면 안 돼.
여기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전략 하나 공유할게. 케빈 켈리가 말했던 ‘1,000명의 진정한 팬’ 개념 알지? 진짜 팬 몇 명만 확보해도 영향력이 엄청난 거야.
각 산업마다 그 ‘진짜 팬’들이 있어. 내가 <와이어드>에 있을 때는 트위터에 비공개 리스트 만들어서, 관심 있는 버티컬마다 정리해뒀었거든. 예를 들면 그땐 머신러닝, 개발자 인플루언서, 지도 제작 덕후 이런 식으로.
맞아 나 지도 진짜 좋아해서, 지도 매니아 리스트도 있었어 ㅋㅋ
그렇게 관심 분야별로 리스트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누가 진짜 팬이고 인플루언서인지 보여. 그 리스트 만드는 것 자체가 시작이야.
그리고 내 친구 댄 왕, 너도 알지? 진짜 재능 있는 젊은 작가인데, 걔가 했던 전략이 진짜 멋졌어.
처음에 타일러 코웬이라는 인플루언서가 자기 글을 주목해줬거든. 그 뒤로는 아예 글 쓸 때마다 ‘타일러가 이 글을 읽게 만들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삼았대.
그렇게 계속 타깃을 정해두고 쓰다 보니, 진짜 타일러가 걔 글 다 읽고 공유하게 된 거야. 그래서 지금은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지.
진짜 너무 말 되는 얘기다. 그렇게 조금씩 팬층을 만들어 가는 거지.
우리는 사실 트위터랑도 그렇게 상호작용을 많이 하진 않아. 너무 대화형으로 쓰진 않고, 그냥 업데이트 공유하는 용도로 써.
왜냐면 우리 회사 안에 트위터 잘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굳이 회사 계정으로까지 그렇게 활발하게 할 필요는 없더라고. 그래서 좀 더 방송하는 채널처럼 쓰는 편이야.
그거 괜찮은 전략인 것 같아. 중요한 건 ‘그렇게 쓰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는 거지. 어떤 회사들은 ‘우린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트위터 채널이야!’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실제론 아무 소통도 안 하고 있거든.
그러면 우선순위도 헷갈리고, 에너지 배분도 잘 안 돼.
모든 콘텐츠 팀은 기본적으로 자원이 부족하잖아. 할 수 있는 건 많고, 시간은 한정돼 있고.
그래서 결국은 “우리는 이 부분을 제일 잘할 거야”라고 명확히 정해야 돼.
그리고 너희는 그걸 진짜 잘한 것 같아. 나 a16z 입사할 때도 딱 느낀 게, 퍼스트 라운드가 너무 잘하고 있다는 거였어.
리서치 기반 콘텐츠 퀄리티도 높고, 진짜 퀄리티 있게 잘 만들어져 있잖아. 그냥 누가 대충 쓴 글 하나 올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인도 신경 쓰고, 편집도 들어가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
무엇을 잘할지 명확히 정하는 거, 진짜 핵심이야.
그리고 너네 팟캐스트도 마찬가지잖아. 오디오 쪽은 너희가 거의 독점한 수준이야. 진짜 그 생태계에서 너희가 최고인 것 같아.
고마워. 사실 이 팟캐스트는 처음에 크리스 딕슨 파트너가 “우리도 팟캐스트 해보자” 하고 아이디어를 꺼내면서 시작했어. 물론 처음엔 그냥 실험처럼 한 거지. 그게 아무 데도 안 갈 수도 있었잖아?
근데 금방 깨달은 게 있어. 우리 구성원들만으로 팟캐스트를 채울 필요는 없다는 거야. 물론 우리 투자사나 파트너들도 좋지만, 나는 <와이어드>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편집했던 게 너무 그리웠거든.
또 내가 예전엔 책 발췌 에디터였어서, 출판사에서 새 책 원고가 오면 진짜 즐거웠어. 근데 a16z 들어오고 나서는 그걸 어디에도 쓸 데가 없는 거야.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하나의 시각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네트워크 기반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 왜 그 다양한 목소리를 팟캐스트에 담지 않지?" 이런 생각이 든 거야.
그렇게 시작된 게 지금의 팟캐스트 ‘플라이휠’이야. 다양한 목소리, 그 사람들이 가진 커뮤니티, 그게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커졌지.
초기엔 진짜 출판사에 거의 구걸하다시피 하면서, “제발 출연 좀 해 주세요!” 이랬거든. 근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은 제안이 들어와서 대부분 거절해야 할 정도야.
그게 진짜 의미 있는 포인트인 것 같아. 왜냐면 퍼스트 라운드나 a16z는 말 그대로 ‘메가 브랜드’잖아.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한텐 “어떤 미디어부터 해야 할까?” 이런 게 진짜 고민일 수밖에 없지.
맞아. YC도 마찬가지였어. 우리 팟캐스트도 이제 막 시작한 단계였거든. 콘텐츠 채널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려.
그리고 꼭 다 할 필요도 없고.
그 질문이 딱 지금 하고 싶었던 거야. 어떤 매체를 선택해야 할지.
트위터 계정 ‘Learn Educate Discover’에서 질문 두 개를 했거든. 첫 번째는 “가장 기대되는 매체는?” 두 번째는 “매체는 어떻게 선택하나요?” 이건 순서 상관없이 답해도 돼.
좋아. 우리도 처음엔 콘텐츠 마케팅을 하기로 결심했는데, 어떤 포맷이 제일 잘 먹힐지는 전혀 몰랐어.
그 당시엔 롱폼(long-form) 콘텐츠는 별로 인기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거든. 대부분 기술 관련 글은 짧고 간단하고, 스낵처럼 빨리 소비되는 콘텐츠가 대세였어.
근데 우리가 생각한 건 이거였어. “우리 독자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데, 일상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건 뭘까?”
그 답이, 어떤 특정 분야에서 진짜 뛰어난 사람이 자신의 노하우를 상세하게 공유하는 거였어. 그리고 그걸 텍스트로 전달하는 게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지.
게다가 우리는 단순하고 뻔한 조언을 원하지 않았어. 오히려 약간 반직관적이고, 디테일하고, 거의 매뉴얼 같은 조언을 주고 싶었지.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설정한 '북극성(North Star)' 같은 게 생긴 거야. 이건 아직 완전히 달성한 건 아니지만, 매일 콘텐츠 작업할 때 큰 기준점이 돼.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걸 이렇게 말해. “뉴요커(New Yorker)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교차점.”
그러니까, 문학적으로 아름답고 사람 이야기를 잘 전하면서도, 동시에 바로 실전에 쓸 수 있는 전술적인 팁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거야. 그게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추구할 기준이야.
그래서 난 여전히 텍스트의 힘을 믿어. 물론 앞으로 다른 매체로도 확장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이 포맷에 집중하고 있어.
네 말에 진짜 공감돼. 콘텐츠에서 ‘집중’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라. 근데 네가 말한 것처럼 ‘북극성’ 같은 기준점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해.
내가 자주 받는 질문이 “콘텐츠를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인데, 항상 처음 던지는 질문은 “왜? 콘텐츠를 왜 하려고 해요?”야.
이게 너무 뻔한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걸 고민 안 해보고 그냥 어떤 ‘플레이북’을 따라 하기 시작하거든.
그리고 이건 미디어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야. 어떤 브랜드는 성공하고, 어떤 브랜드는 못 하는 이유가 결국 그 내부 사람들에게 “우리의 기준은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다들 헷갈려하기 때문이야.
내가 예전에 있었던 회사들마다 그런 기준이 있었거든. 제록스 파크에 있을 땐 “기업가 정신을 가진 과학자들(entrepreneurial scientists)”이 키워드였고, <와이어드>에선 “정보에 기반한 낙관주의(informed optimism)”가 키워드였어.
a16z에도 우리만의 키워드가 있어. 지금은 공유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런 ‘렌즈’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거야.
이게 콘텐츠의 방향만 정해주는 게 아니라, 편집할 때 어떤 포맷을 고를지도 정해주고, 무엇보다 ‘어떤 콘텐츠를 버릴지’도 결정하게 해 줘.
정말 좋은 콘텐츠는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가 80%라고 생각해. 선택의 문제지.
그래서 포맷 얘기로 돌아가보면, 우리는 사실 다 해. 그리고 이건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는 방식은 아냐.
하지만 우리한텐 그게 맞았어. 텍스트는 여전히 중요하고, 보편적이야. 텍스트는 항상 남아 있을 거야.
오디오는 정말 좋아. 음성이라는 매체가 훨씬 더 미묘하고 복잡한 이야기들을 잘 전달할 수 있어. 특히 어려운 얘기를 부드럽게 설명해줄 수 있거든. 그래서 나는 오디오를 진짜 좋아해.
영상도 물론 중요하지. 근데 음성 콘텐츠는 문제점도 있어. 예를 들어, 사람들은 팟캐스트에서 들은 문장을 잘 캡처해서 공유하진 않잖아?
반면, 텍스트는 스크린샷도 뜨고, 트위터에서 인용도 되고, 발췌해서 공유도 되지. 그건 오디오에선 잘 안 되는 일이야.
결국 핵심은, 포맷이 '임의적'이면 안 된다는 거야. 어떤 스토리를 하고 싶은지가 먼저고, 그 스토리에 가장 잘 맞는 매체를 선택해야 해.
그렇기 때문에 리스트 글이나 ‘○가지 방법’ 같은 콘텐츠도 난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아. 우리도 “16가지 메트릭” 같은 리스트 글 많이 쓰거든.
중요한 건 포맷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이야. 새로운 지식을 주고, 대화를 유도하는 콘텐츠인가? 그게 핵심이지.
맞아. 좋은 콘텐츠는 그냥 ‘좋은 콘텐츠’일 뿐이야. 그리고 기준은 엄청 높아야 해.
만약 어떤 스타트업이 너희한테 와서 “아직 우리 전략이 명확하진 않아요”라고 말하면, 그럼 포맷은 어떻게 추천해줘?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걸 기준으로 하라고 해?
내 경우엔 보통 이런 방식으로 시작해. 우리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한테 조언할 때 항상 이 질문부터 해.
“당신 고객들은 스스로 뭘 이루고 싶어하나요?”
이건 꼭 당신 회사 제품이랑 직접 관련 있는 건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고객이 자기가 원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결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가 생기는 거야.
그래서 내가 제일 많이 하는 조언은 “진짜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어라”야.
완전 동의.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고객이 뭘 원하느냐와 동시에 “그걸 어떤 방식으로 받고 싶어 하느냐”도 봐야 해.
난 항상 이렇게 물어봐. “당신 고객이 평소에 읽는 콘텐츠 3가지만 말해줘요.” 그러면 거기서 대충 방향이 보여.
예를 들어, 그 사람이 뉴욕타임즈를 좋아하는 스타일인지, HBR 스타일인지, 아니면 블로그 같은 비공식 채널을 선호하는지. 또 개발자라면 GitHub 이슈나 레딧 같은 커뮤니티를 자주 볼 수도 있잖아?
그러면 아예 그들이 어디서 시간을 보내는지도 알 수 있어. 트위터에서 하루 종일 스크롤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트위터는 전혀 안 보고 페이퍼 기반으로 문서를 주고받는 정부 기관의 담당자인지도.
그런 것까지 파악하고 나면, 콘텐츠 포맷이 자연스럽게 정리돼.
근데 고객이 뭘 원하는지 그걸 어떻게 알아내요?
좋은 질문이야. 우리가 요즘 시도하는 몇 가지가 있어. ‘창업자 리스닝 세션’을 열어. 실제로 한 명의 창업자를 초대해서 우리 팀 전체와 대화를 나누는 거야.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뭔지, 다른 투자사나 조언자들한테 어떤 걸 받고 있는지, 또 우리 퍼스트 라운드에서 어떤 게 특히 도움이 되는지를 공유하게 해.
이런 세션에서 정말 많은 주제가 떠올라. 아직 시장에선 커버되지 않은, 근데 창업자들한테 정말 필요한 콘텐츠 주제들이 막 나와.
그리고 우리가 진짜 운이 좋은 게 하나 있어. 퍼스트 라운드에는 자체 인트라넷이 아주 잘 구축돼 있거든. 거기엔 포트폴리오 창업자들이 질문하고, 서로 답해주는 구조야.
그걸 운영하는 팀도 진짜 뛰어나. 내가 거기서 가장 많이 도움받는 게 뭐냐면, 반복해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을 추적할 수 있다는 거야.
또 어떤 질문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팔로우’ 버튼을 누르는데, 정작 그 질문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은 안 달려. 그런 게 바로 우리가 콘텐츠로 풀 수 있는 기회야.
완전 좋다. 난 원래 민속학(ethnography)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관찰로부터 배운다’는 관점이 몸에 배어 있거든.
그래서 나한텐 듣고 배우는 거, 관찰하는 거, 거의 현장에 몸담고 배우는 게 핵심 철학이야. 마치 임베디드 저널리스트처럼.
스타트업 콘텐츠 전략 짤 때 내가 항상 조언하는 것도 이거야—진짜 모든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거.
현장 세일즈 담당자, 고객 직접 상대하는 사람들, 그 고객들 자신까지. 누구든 이야기 들을 수 있다면 다 들어봐야 해.
그리고 직접 대화가 어려우면, 최소한 그 대화를 ‘몰래 듣는’ 것도 방법이야. 예를 들어 세일즈 콜 녹음본을 부탁하거나, 고객 미팅에 참석해서 듣기만 하겠다고 해보는 거지.
난 실제로 이렇게 요청한 적도 있어. “이번에 이 회사 CTO가 방문해서 AI 관련 브리핑 받으러 온다는데, 그 회의 참관만이라도 해도 될까요?” 라고.
그런 식으로 실제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표현을 쓰는지 듣는 게 정말 중요해. 그러면 이후에 콘텐츠 주제를 정하거나 글을 기획할 때, 무조건 더 날카롭게 접근할 수 있어.
왜냐면, 다른 사람들은 다 표면적인 얘기만 하고 있을 때, 넌 정확히 ‘핵심’을 건드릴 수 있거든.
그리고 이건 꼭 회의실 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회사 밖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우리 회사 밖에 있는 사람들, 즉 어떤 산업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 사람들, 관심을 가지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들, 그들이 주는 정보도 엄청 유용해.
특히 네가 이벤트나 컨퍼런스가 많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면, 이런 기회가 훨씬 더 많지. 물론 나도 ‘행사에 시간 낭비하지 마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긴 해. 하지만 1년에 한두 번 정도, 진짜 전략적으로 타겟팅해서 가면, 정보 흐름을 극대화할 수 있어.
나는 항상 이런 이미지로 생각해. 마치 거미줄의 중심에 앉아 있는 느낌. 정보를 이쪽 저쪽에서 계속 모아오면서, 전체 맥락을 구성하는 거야. 이걸 바탕으로 콘텐츠 아이디어를 짜면, 그게 바로 차별화되는 콘텐츠가 되는 거지.
물론 이게 ‘딱 이 정보가 저 글로 이어졌다’ 이런 식으로 직결되진 않아. 하지만 컨텍스트와 방향 감각을 만들어줘. 그래서 어떤 피치가 들어오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든, 정확히 어디로 갈지 감이 생겨.
그래야 사람들이 이미 다 써버린 그 20가지 핫테이크랑 차별화할 수 있는 거지.
와, 진짜 좋은 조언이다. 사람들이 진짜 이 부분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아.
거기에 하나 더 얹자면, 요즘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개념 중에 ‘고객 자문단(Customer Advisory Board)’이라는 게 있어.
스타트업들이 초기 고객을 비공식적으로 구성해서,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거야. 완전 형식적인 자문단이 아니라, 진짜 그냥 편하게 피드백 주고받는 그룹처럼 운영하는 거지.
예를 들면, 분기마다 한 번씩 타코와 마가리타 파티를 열고, 거기서 “지금 우리 서비스 어떤가요?” 이렇게 편하게 대화하는 거야. 고객한테 직접 듣는 기회가 되는 거지.
그리고 이 자문단 멤버들은 아까 말한 이벤트에서 만난 사람들일 수도 있어. 그런 접점을 잘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진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맞아. 우리도 이벤트 하잖아. 그런 이벤트가 바로 그런 대화의 물꼬를 트는 물리적인 접점이 돼.
사람들이 그냥 대화하면서 서로 얘기 던지다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흘러가는 경우 많거든.
완전 유기적이지. 그리고 그런 흐름을 받아들이려면 인내심도 필요해.
솔직히 나 좀 의외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이야. 팟캐스트는 좋아하는데, 진짜 말로 하는 소셜 활동은 잘 못 해. 누가 “커피 한 잔 할래요?” 하면 나는 속으론 “아니요, 그냥 편집이나 하고 싶어요…” 이러거든 ㅋㅋ
칵테일 파티? 솔직히 잘 못 버텨. 한 시간 지나면 “나 이제 가야겠다” 하고 나와. 지난번에 너 만났을 때도, 내가 정확히 한 시간 있다가 갔을걸?
너무 공감돼ㅋㅋ 나도 그래.
근데 결국은, 이런 ‘우연한 대화’가 꼭 필요하긴 해. 그래서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어야 해.
영업에서는 “항상 팔아라(Always be selling)”라고 하잖아? 콘텐츠 세계에선 “항상 들어라(Always be listening)”야.
그렇지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를 절대 못 얻어.
<와이어드>에 있을 때, 난 분기마다 개발자 인플루언서들이랑 점심 자리를 가졌었어. 이게 어떤 트렌드가 부상하는지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방법이었거든.
예를 들어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보면, 제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Reddit 같은 포럼에서 먼저 생기잖아?
뉴욕타임즈에 나올 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은 거야. 우린 항상 “대화의 시작점이 되자”는 철학이 있었어. 그리고 그걸 못하더라도, 최소한 “진짜 가치를 더하는 사람”은 되자고 했어.
절대 ‘시끄러운 중간지대’에서 다른 사람들 목소리에 파묻히는 콘텐츠는 만들지 말자고.
진짜 명확하다. 그 중간지대에서 길 잃는 콘텐츠가 진짜 너무 많거든.
맞아. 근데 지금 세상엔 콘텐츠를 배치할 수 있는 채널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잖아. 그래서 내가 항상 생각하는 건 “빈틈이 있는 곳에서 이기자”는 거야.
예를 들어 YouTube 같은 데 보면 아직 공략 안 된 영역이 많아. 거기엔 진짜 손쉽게 노릴 수 있는 ‘홈런 볼’이 여기저기 떠다녀.
우리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엄청 신경 써. 블로그에 유입되는 검색 쿼리 다 로깅해. 사람들이 뭘 찾고 있는지 다 파악하는 거지.
그걸 보면, 사람들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어떤 페이지를 먼저 보는지도 알 수 있어. 그럼 거기서 그냥 머무르면 되는 거야. 거기가 바로 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니까.
이게 바로 ‘예술과 과학’의 경계야. 커뮤니티에 몸을 담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거지.
와, 그 말 진짜 공감돼. ‘예술과 과학의 균형’이라는 표현 너무 좋아.
그리고 네가 검색 쿼리 추적한다고 했잖아? 그거 진짜 중요한 포인트야. 그 질문들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콘텐츠 기회가 어디 있는지 확실히 보이거든.
근데 사람들이 그걸 너무 데이터에만 의존해버리면, 오히려 편집 방향이 망가져.
이건 진짜 경계해야 해. 너무 많은 사람한테 “이 주제 써달라” 요청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쓰면, 결국은 아무 감동도 없는 글이 나와.
결국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얘기만 쓰게 되는 거야. 하지만 우리가 진짜 써야 하는 건, 사람들이 아직 모르고 있는 얘기, 혹은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얘기거든.
우리 콘텐츠 중에서 제일 반응 좋았던 것 중 하나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글도 그런 케이스였어.
(웃음) 아, 우리 애기들 중에 누가 제일 예쁘냐는 얘기 나오는 거지. 다 소중한데, 하나만 고르기 어렵잖아. 근데...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나도 막내가 제일 예뻤던 것 같아 ㅋㅋ
아무튼, 우리가 썼던 위챗(WeChat) 관련 글 있잖아. 그게 진짜 엄청 반응이 좋았어.
그 글은 우리 팀의 코니 챈이 썼는데, 중국 전문가거든. 정말 심층적으로, 아주 깊이 있는 분석을 한 글이었지.
근데 그 글 하나가 나오기까지, 무려 3개월 동안 아이디어 구상하고, 큰 그림을 잡고, 어떤 포인트를 중심으로 써야 할지 계속 논의했어.
완전 민속지적 접근이었지. 진짜 사용자가 어떻게 앱을 쓰는지 관찰하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식이었거든.
그런데 그 글이 어떻게 됐냐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매년 발표하는 시드니 어워드(Sidney Awards)에 선정된 거야.
이건 내가 진짜 뿌듯했던 순간 중 하나야. 왜냐면, 처음으로 미디어 회사가 아닌 웹사이트에서 쓴 글이 시드니 어워드에 선정된 거였거든.
그래서 뉴욕타임스 기사에 “앤드리슨 호로위츠 웹사이트에서 발행된 글”이라고 적히게 된 거지.
물론 이 얘기를 자랑하려고만 하는 건 아니야. 이 이야기를 하는 진짜 이유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야.
그 글을 쓸 당시만 해도, 만약 우리가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묻는 방식, 그러니까 일종의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그 글은 절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거야.
왜냐면 5,000단어짜리 긴 글이었고, “두 개로 나누는 게 낫지 않겠냐”는 얘기도 많았거든.
하지만 나는 정말 강한 확신이 있었어. “아니, 이건 이렇게 나가야 해. 이 방식이 맞아.”
그리고 다행히도 코니가 나를 믿어줬고, 에디터와 작가가 긴밀히 협업해서 작업했지.
결과는? 엄청났어. 처음엔 반응이 천천히 오더니, 계속해서 꾸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찾아 읽는 콘텐츠가 된 거야.
와 진짜 멋지다. 그리고 더 감동적인 건, 그 글 하나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는 거야.
대부분 사람들은 콘텐츠 하나를 그 정도로 투자해서 만든다는 걸 상상도 못하잖아. 특히 이제 막 콘텐츠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가볍게, 빠르게 끝내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까.
맞아. 그래서 내가 궁금한 건, 그럼 너네가 일반적으로 콘텐츠 하나 만드는 데 보통 얼마나 걸려?
(웃음) 음, 꽤 걸려. 제일 빨라도 몇 주는 기본이야. 왜냐면 우리는 인터뷰만 하는 게 아니거든.
보통 인터뷰 전에 **준비 통화(prep call)**를 따로 해. 주제나 방향을 미리 맞춰야 하니까. 그래서 인터뷰 대상자랑 “이번엔 어떤 주제에 집중할까요?”라는 대화를 미리 나눠.
그리고 나서 본 인터뷰를 하고, 그다음엔 그 인터뷰 내용을 하나의 일관된 논지(argument)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들어가. 이게 꽤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
여기서 내가 또 강조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마케팅이라고 하면 그냥 블로그 포스팅 스케줄만 짜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에디토리얼 캘린더가 진짜 핵심이라는 거야.
우리 팀도 항상 10개에서 20개, 많으면 수백 개의 아이템을 동시에 다루고 있거든.
근데 어떤 건 지금 당장 제작에 들어가고, 어떤 건 그냥 백버너에 올려두고 기다리는 거지. 그러다 “아, 지금이야!” 싶은 순간이 오면, 그때 다시 꺼내서 밀어붙이는 거야.
이게 바로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타이밍을 맞추는 비결이야.
이건 콘텐츠를 처음 시작할 때 꼭 기억해야 할 팁이기도 해. 실제로 트위터에서 잭(Zack)이 이런 질문을 했거든.
“인바운드 마케팅, 그러니까 콘텐츠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걸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여기에 대한 팁 하나가 바로 이거야. 항상 여러 개의 콘텐츠를 동시에 굴려라.
혹시 『The War of Art』 읽어봤어?
응응. 거기서 '저항(Resistance)' 얘기하잖아. 완전 유명한 구절.
맞아. 그리고 거기서 또 이런 얘기도 해. “다음 책을 쓰기 전에, 그 다음 책을 미리 시작하라.”
나도 개인 프로젝트 할 때 항상 그렇게 해. 뭔가 하나 끝내고 나면 완전 진 빠져서, 다음 거 하기가 너무 힘들거든.
그럴 때 만약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으면, 그 다음 콘텐츠까지 멈추게 되지.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거야.
그래서 뭔가 하나를 마무리하고 있을 때, 동시에 뒤에서 다른 걸 준비하고 있어야 해.
왜냐면 우리는 결국 콘텐츠 생산 라인(conveyor belt) 위에 있는 사람이잖아.
앞에서 하나 마무리하는 동시에, 뒤에 있는 것들도 계속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해.
정말 공감돼. 에디토리얼 캘린더가 단순히 계획표가 아니라, 전체 흐름을 관리하는 전략 도구처럼 느껴져.
완전 동의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개념 중에 하나가 Robin Sloan이 만든 개념인데, 바로 “스톡과 플로우(Stock vs Flow)”야.
이 개념은 이래.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반응형 콘텐츠(플로우)**만 하게 돼. 지금 터진 트렌드에 반응하고, 세일즈팀이 “이 주제 필요해요!” 하면 그거부터 하고.
근데 이러다 보면 진짜 우리가 말하고 싶은, 깊이 있는 이야기들—**장기적인 콘텐츠 자산(스톡)**을 놓치게 돼.
그래서 이걸 7:3 비율이라든가 각자의 방식으로 나눠야 해. 즉, 70%는 트렌드 반응용 콘텐츠를 하되, 30%는 반드시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깊이 있는 콘텐츠로 채워야 해.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에디토리얼 캘린더고, 이걸 잘 정리해놓으면 ‘지금 이거 끝났는데 다음 뭐하지?’ 같은 공백이 없어지는 거야.
진짜 좋은 정리다.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그러면 데이터 기반의 ‘플로우(flow)’ 콘텐츠랑, 진짜 심혈을 기울인 ‘스톡(stock)’ 콘텐츠를 어떻게 함께 운영해?
특히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한테는 그런 3개월짜리 대형 프로젝트 하나만 해도 너무 벅차잖아?
맞아. 예를 들어 우리가 팟캐스트 에피소드 하나를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든 적이 있어. 길이도 거의 1시간짜리였지.
하나 만들고 나니까 너무 좋았어. 근데 그걸 만든다고 다른 콘텐츠는 아예 손도 못 대겠더라고.
와, 그 얘기 너무 와 닿는다. 진짜 많은 사람들이 **‘창작 에너지(creative energy)’**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
근데 그게 진짜 핵심이거든. 하루 일정을 짤 때도 그걸 먼저 고려해야 돼.
만약 네가 에디터나 라이터인데 아침에 집중이 제일 잘 된다? 그럼 아침엔 무조건 미팅 금지해야 해.
맞아. 근데 문제는 우리가 회사에서 일하면, 미팅 진짜 많잖아. 사람들은 언제든 내 자리 와서 물어보고, 슬랙 알림은 미친 듯이 오고.
난 슬랙을 진짜 좋아하긴 하는데, 글 쓸 땐 정말 지옥 같아.
진짜. (웃음) 오픈 오피스 구조도 마찬가지. 현대 사무 환경은 글쓰기엔 진짜 최악이야.
<와이어드>에서 a16z로 옮겼을 때, 그게 제일 충격이었어. “어? 나 이제 회의 너무 많은데? 이러면 글 언제 써??”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그냥 손 들고 선언했어. “이 회의, 저 꼭 안 나가도 돼요. 꼭 해야 하면 이 날이랑 이 날만 가능해요.” 하고 딱 시간 블록을 정했어.
그렇지 않으면, 회의가 낮에 다 몰려 있고, 글쓰기는 밤이나 새벽에 해야 하잖아? 그러면 진짜 밸런스도 안 맞고, 무엇보다 창작의 흐름이 끊기게 돼.
Paul Graham이 예전에 썼던 글 중에 “메이커의 시간표 vs 매니저의 시간표”라는 글 있잖아. 완전 내 바이블이야. 아직도 사람들한테 계속 공유하고 있어.
너무 유명하지. 그 글 덕분에 에디터, 작가가 왜 개발자처럼 일정 짜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잖아. “우리도 몰입 시간이 필요해요.”
그렇지. 기술 업계 사람들한테는 “이건 개발자 집중 시간 같은 거예요”라고 말하면 바로 이해하더라고.
회의 하나 잡는 게 비용이 얼마나 큰지도 얘기하면 납득하지. 협업에는 분명한 비용이 있다는 걸 인식시켜야 해.
그래서 내가 콘텐츠 관련 창업가들한테 조언할 때는 이렇게 말해.
“만약 당신이 콘텐츠 배경이 없는 창업자라면, 개발자 비유를 써서 콘텐츠 팀을 이해시키세요.”
콘텐츠도 몰입이 필요하고, 최소한 20분 이상은 완전히 온전히 하나의 작업에만 몰입해야 하거든.
20분으론 모자라. 나는 최소 1시간은 확보돼야 뭔가 쓸 수 있어.
맞아. 현실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적어도 목표는 그 정도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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